본문 바로가기

폰트 기술

OTF가 벌써 20살이나 되다니..!

반응형

OTF 가 어느덧 20살이란 나이를 먹었다. 해외 커뮤니티를 서핑하다 우연치 않게 발견하여 MS typography 사이트를 뒤졌더니, 20년 전 뉴스에 OTF 포맷에 대해 Adobe와 MS가 협력하기로 하였다는 기사를 발견하였다. 그래서, 그 뉴스 내용을 대략적으로 번역하여 보았다.




Microsoft와 Adobe Systems 가 통합 폰트 포맷을 발표하다

SAN FRANCISCO - May 6, 1996

새로운 "OpenType"  이라는 폰트 표준 제작에 착수하다


오늘, MS와 Adobe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TrueType과 Type 1 기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포맷에 대해 협력하기로 하고, 이를 OpenType(오픈타입)이라고 불렀다. 그 협력의 시작으로, 두 회사는 Type 1(타입 1) 폰트와 TrueType(트루타입) 폰트 기술에 대해 광범위하게 상호 라이선싱하기로 하였고 다른 OS 및 인터넷 기반 벤더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명세서를 만들기로 하였다.


OpenType은 압축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고품질의 결과를 인터넷에서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그 일환으로, 양사는 HTML 문서에 폰트를 임베딩하는 기술을 제 5차 WWW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계획이고, 이는 다른 협력사들과 지속적으로 개발해오던 기존 제안들을 공고히 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빌 게이츠는 이날, "오픈타입은 화면과 출력물 모두에서 뛰어난 품질을 갖출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어도비와 폰트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그리고, 모든 사용자들이 어려움 없이 폰트를 설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어도비의 공동창업자인 John Warnock은 "이 작업은 사용자나 개발자들에게 대단한 소식입니다. TrueType과 Type 1을 동시에  Windows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온라인 문서이든 출력물이든 상관없이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MS는 오픈타입을 차기 Windows 버전부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어도비는 올해 말 출시를 앞둔 ATM을 시작으로 각종 출판, 그래픽, 인터넷 관련 제품들에서 오픈타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오픈타입이 어도비의 모든 포스트스크립트 제품과 프린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며, Win 95 및 NT 같은 운영체제 등을 위한 폰트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하였다.


1982년에 설립된 어도비는 DTP 혁명을 일으키는데 공을 세웠고, 시장을 선도하는 소프트웨어와 폰트 제품들을 발표하였으며, 많은 하드웨어 제작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에게 통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1975년에 설립된 MS는 PC 소프트웨어 시장의 세계적 선두기업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왜 Adobe는 Apple이 아닌, MS와 협력했을까?


재미 있는 것은, TTF 포맷은 원래 Apple에서 개발하였지만, 어도비는 애플이 아닌 MS와 협력하기로 하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추측되는 것은 다음  두 가지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먼저, 애플의 시장 장악력이 MS보다 뒤떨어졌기 때문다. Win 95가 출시되면서, MS는 승승장구하던 반면, 애플은 시장을 점점 잃으며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독단적이라는 이유로 축출(?)되었던 스티브 잡스를 다시 불러 들일 정도로 애플은 큰 어려움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잡스는 1997년 8월에야 복귀하였으니... 만약 잡스가 그 전에 복귀해서 애플을 이끌고 있었다면, MS가 아닌 애플과 협력했을 수도 있었겠다 생각해 본다.


다음으로,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OTF feature의 핵심 기술이 바로 MS의 TrueType Open이라는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비슷한 기술이 애플에서 먼저 개발되었지만, MS가 라이선싱에 실패하자 1994년에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어도비에서는 애플의 해당 기술에 대한 라이선싱 거부와 MS의 이런 기술력을 보고 MS와 함께 하기로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애플이 기술을 먼저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폐쇄적인 기술정책으로 인해, MS의 기술이 표준이 되고 애플의 기술은 Mac OS에서만 사용되는 현실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애플과는 Type 1 포맷 라이선싱 당시 뒷통수(?)를 맞은 나쁜 기억이 있었다. 애플이 어도비와 Type 1 포맷에 대해 라이선싱 계약을 할 당시, 약속을 깨고Type1 포맷을 MS에게 공개해 버린 일이 있었다. 그 일로 분노한 어도비가 Type 1 포맷을 일천하에 공개해 버리게 되었으니, 애플과는 어찌 보면 서운한 감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의 성장에는 Adobe의 공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어도비의 postscript 엔진에 대한 라이선싱 비용을 줄이기 위해  MS의 TrueImage 기술을 라이선싱 받았고, 그 결과 어도비의 주식이 반토막 나는 사건이 있었다. 결국, 자신들의 성장을 도운 어도비를 배신한 애플에 대해, 어도비는 큰 배신감을 갖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안타깝게도, TrueImage의 최종 납품 후, 불과 몇개월도 못되어 다시 postscript 엔진 라이선싱을 갱신하게 된다.)


이유는 차치하고라도, MS와 어도비의 협력 덕분에 우리의 컴퓨터 생활이 즐거울 수 있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진리인 것 같다.


참고

truetype : Apple에서 Adobe의 Type 1 폰트 기술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폰트 포맷

Type 1 : Adobe가 개발한 아웃라인 폰트 포맷

TrueImage : Adobe의 postscript 엔진에 호환되는 기술로, Cal Bauer가 개발하여 MS에 판매한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