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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제작

폰트랩6(FontLab6)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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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폰트랩(FontLab) 6가 출시되었습니다. 새로운 폰트랩 버전에 대한 언급이 참 재미납니다. The ultra bold font editor라니, 정말로 많은 기능을 추가했나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신감(?)이 밀려옵니다. 안정성을 보면, 내년 여름에나 출시할 거라 확신하다시피 했는데, 이렇게 덜컥 발표했으니 말입니다. 얼마전까지의 프리뷰 버전에서도 한글쪽에 버그가 있어 버그리포팅이 필요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리포팅은 커녕 최근 프리뷰 버전도 테스트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언제 출시된다는 언급도 없다가 갑자기 출시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연휴를 잘 보내고 싶었나 봅니다. 생각나는대로 몇가지 특징을 짚어 보았습니다. 단, 기술자이다 보니, 디자이너와는 약간 다른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다양한 폰트 제작 지원

요즘 핫한, 1개의 폰트에서 다양한 두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Variable Font 제작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Windows 10 최신 업데이트부터 지원하기 시작하므로, 앞으로는 Variable Font 제작이 필수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컬러폰트 제작까지 지원, 이미지를 넣은 폰트를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뛰어난 아웃라인 편집 지원

획만 있는 stroke(skeleton) 아웃라인을 일반적인 아웃라인 폰트 형태로 변환시켜주는 기능이 있어, 뼈대만 만든 상태에서 다양한 형태의 폰트를 한번에 생성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기존에는 아웃라인 형태 조정을 위해서는 점을 하나씩 조정했다면, 이제는 한번에 여러 개의 점을 동시에 조정할 수 있어 작업속도가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편집 기능은 일반 그래픽 프로그램의 기능을 많이 차용하여 일반 디자이너들도 폰트를 제작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다양한 OTF feature들 지원

기존 폰트랩5에서는 지원하는 OTF feature들이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초적인 feature들만 지원하다 보니, 인도어 또는 아랍어 같은 다국어 폰트 제작 시에는 fontforge라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같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원하지 않던 feature들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폰트랩6에서도 한번에 다국어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글립스(Glyphs)의 기능 차용

현재 유럽과 일본의 많은 폰트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글립스(Glyphs)의 개발자를 폰트랩6 초기 개발에 참여시키면서 글립스의 큰 특징들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드로잉 창의 느낌은 폰트랩5보다는 글립스에 더 가깝고, 글립스 파일까지 열수 있습니다. 글립스에 비해 프로그램이 많이 무겁지만, 글립스에 익숙한 디자이너는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폰트랩5 사용자들에게는 적응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입니다.


가격 및 업그레이드

새로운 버전 출시와 함께 가격이 약간 상승했습니다. 기존 폰트랩5는 $649였는데, 폰트랩6은 $689입니다. 다만, 2015년 11월 30일부터 2017년 12월 6일까지의 폰트랩5 구매자에게는 무료 업그레이드가 제공됩니다. 해당 기간 이전의 구매자들은 $199를 지불해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기존 폰트랩5의 경우 맥용과 윈도용을 별도로 구매해야 했다면, 폰트랩6의 경우 1개의 라이선스로 맥이나 윈도에서 동시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내부 엔진

폰트랩5는 내부적으로 전통적인 폰트랩 엔진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폰트랩6는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 많이 사용되던 폰토그라퍼(Fontographer)의 엔진과 폰트랩 엔진을 믹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 폰트 디자이너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얘기입니다. 어차피 디자이너에게는 UI와 UX가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개발자들에게나 어렵고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기에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업데이트 속도 개선

폰트랩5의 경우, 출시 후 업데이트가 별로 없었습니다. 오류가 적었다기보다는 맥용과 윈도용 2종으로 프로그램이 나뉘다보니, 개발 시간이나 인력이 이중으로 들어 오류 수정이 느렸습니다. 우리가 보는 폰트랩5의 맥용과 윈도용의 UI는 같아 보여도, 맥과 윈도에서 똑같이 작동하도록 각각 프로그래밍하여야 했습니다. 맥용과 윈도용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다르므로 일일이 해당 언어에 맞게 개발해야 한 것입니다.
그러나, 폰트랩6부터는 QT(GUI에서 많이 사용하는 크로스 플래폼 프레임워크)라는 걸 사용하면서 UI를 한번의 개발(또는 최소한의 추가 개발)로 맥과 윈도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결국, 업데이트 속도의 개선으로 나타날 것입니다.